문 대통령, 북핵 당사국 대화 주문
청와대 “북미 대화 진전있어야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최소한‘탐색대화’를 통한 북미관계 진전 모멘텀 형성을 핵심 축으로 한 북핵 당사국 간의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주문하고 나섰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공식 제안으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있지만 냉정한 태도로 다시 한 번 속도 조절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아 “남북 정상회담에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며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이는 지난 10일 김여정 특사를 통한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타진에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적어도 현 정세에서는 정상회담이 당사자인 남북 정상의 의사만으로 추진될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단일팀 구성,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 등 일련의 남북화해 기류가 확산하는 과정을 통해 북미 간 대화 무드가 성숙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조속한 정상회담 기대에 제동을 걸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지금 이뤄지는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 기류에 따라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북미도 대화 필요성을 인식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는 현실 판단이라는 분석이다.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CBS 방송과의 인터뷰 예고 동영상에서 “외교장관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지금까지 미국 고위급 인사가 한 말 중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말했다.청와대는 북미 간 소통 정도에 따라 남북대화 수준도 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