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강국 북유럽 중계 배려
야간 추위·거센 바람에 귀가 행렬

“평일에 경기가 밤12시 넘어 끝나는데다 심야로 갈수록 춥고 바람이 강해 끝까지 경기를 못보겠어요.”

평창동계올림픽 일부 설상종목이 동계스포츠 강국 북유럽권에 대한 배려(중계)로 밤 늦게 열리면서 대회 도중 ‘관중 이탈’ 사태가 잇따르고 있어 흥행에 타격을 주고 있다.평창의 야간 날씨가 급격히 낮아지고 강풍도 강해 관중들이 일찍 발길을 돌리고 있다.지난 12일 스키점프 여자 노멀힐 개인 1라운드 경기는 오후 9시50분에 열렸다.이날 경기에는 금메달을 딴 마렌 룬드비(24·노르웨이),‘미녀새’ 다카나시 사라(22·일본) 등 여자 스키점프 스타들이 대거 출전해 수천명의 관중이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너무 늦은 경기 시간대가 문제였다.이날 최종 라운드는 오후 11시3분에 시작했다.경기에 앞서 시간을 확인한 관중들은 어쩔수 없다는 듯 대거 경기장을 이탈해 귀가했다.경기장을 찾은 박모(37·서울)씨는 “표가 생겨서 KTX를 타고 경기를 보러왔다.그런데 오후 11시 경기까지 보면 집에 다음날 새벽 2시가 넘어야 도착할 듯 싶다”며 “끝까지 보고 싶지만 평일이다 보니 내일 출근하는게 걱정된다.집에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 관중들도 마찬가지였다.최종 라운드 전 중국 단체관광객들도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고 오후 11시20분쯤 되자 셔틀버스 정류장은 이미 긴 줄을 이뤘다.문제는 설상종목의 한밤중 경기가 이날만이 아니라는 것이다.17일 예정된 스키점프 남자 라지힐 최종라운드는 오후 10시30분에,19일 예정된 남자 팀경기 최종라운드는 오후 10시36분에 각각 열린다.빙상경기에서도 오는 21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이 오후 10시17분 예정됐다.아이스하키의 경우 오후 9시~9시30분 사이 시작하지만 경기에만 2시간 정도가 소요돼 자정과 가까운 오후 11시30분쯤 경기가 마감된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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