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북부선 연결 전문가 토론회-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기조연설문 요약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덕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 용이
9년간 얼었던 남북 해빙 계기

강원도민일보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올림픽 실현을 위해 1월29일부터 2월2일 한 주간을 평화주간으로 선포했다.이 기간 동안 평화의벽·통합의문 준공식을 갖는 것을 비롯 서울~강릉KTX와 춘천∼속초고속철도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동해북부선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전문가토론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남북철도 연결과 평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정 전장관의 기조연설문을 요약해 싣는다.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2000년 9월 경의선 철도 연결

2004년부터 동해선 도로 이용

 

매입 경비 부담 현실적 한계

동해선 철도 강릉∼제진 미완

MB정부 때 남북철도 시범 중단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후 9월부터 경의선 철도 연결 공사가 시작되자 당시 언론들은 남북철도 연결은 ‘민족의 혈맥’을 잇는 일이라고 평가했다.남북 철도·도로 연결공사가 끝난 뒤인 2005년 10월 퇴임을 앞두고 방한한 Collin Powell 전 미 국무장관은 “인공위성 사진으로 한반도 Peace Expressway를 봤다.DMZ의 동쪽과 서쪽에서 철조망을 뚫고 남북을 연결하는 두 줄기 철도·도로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이렇게 남북으로 연결된 철도·도로는 우리에겐 ‘민족의 혈맥’이자 제3자가 보기엔 ‘Peace Expressway’였다.

2002년 3월말 방북한 임동원 특사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의선만 연결하지 말고 동해선도 연결하자고 제안했다.이후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함께 도로도 연결하기로 합의하고 북쪽에 자재·장비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2002년 9월 18일 남북에서 동시에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공사 재착공식을 개최했다.공사가 비교적 쉬운 도로는 철도보다 먼저 완공돼서 2004년부터 금강산 육로관광,개성공단 출입용으로 사용됐다.공사기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철도는 2004년 6월 30일에야 군사분계선 지점에서 남북의 궤도 연결식을 가졌고 2005년에야 완공됐다.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은 우리 측 구상이 아니라 북측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그런데 동해선 철도를 완전하게 연결하려면 강릉에서 제진까지 구간도 공사를 해야 했지만,철로 부지 기반 강화 공사 및 일부구간 매입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남북협력기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방대한 액수의 예산을 정권 말년에 편성하기 어려웠던 현실적 한계도 있었다.

북핵문제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2007년 5월 17일부터 경의선·동해선 철도의 남북 왕래 시험운행을 했다.그러나 남북 철도 시험운행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자마자 중단됐다.동해선 도로는 2008년 7월 11일 새벽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경의선 도로는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로 사용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기 쉽게 된 것은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를 이미 연결해놨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남북 선수들이 마식령 스키장에서 함께 훈련을 할 수 있는 것도 동해선 도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남북으로 연결된 철도·도로가 다시 쓰이기 시작하면 지난 9년 동안 얼어붙었던 남북의 민심을 녹이고 하나로 묶어 낼 것이다.그리고 민심이 연결되면 통일의 구심력은 그만큼 커진다.따라서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이 길들이 다시 원래의 용도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남북 간에 금강산 청년역에서 제진까지는 연결됐지만,남쪽 구간 중 과거에 마저 연결하지 못한 구간도 이제는 연결해 나가야 한다.그래야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 경제지도’구상 중 ‘환동해권 경제협력 지대’ 추진에 추동력이 강화 될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을 병행해 나가는 정부와 국민들이 호흡을 같이하면서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의 철도연결 공사를 민간이 선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요즘 늘어나는 민자고속도로처럼 민간 기업이 그 구간 공사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민간이 마중물을 붓고 정부가 동참하는 ‘선민후관(先民 嗅官)’으로 동해선 남측 구간 중 강릉∼제진 철도 건설을 시작하면 환동해권 경제협력 활성화 기반이 강화될 것이다.

민관이 손잡고 평창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던 만큼,그 성공사례의 길을 따라 강원도민이 앞장서고 다른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언론이 힘을 모아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밀고 나가면 동해선 철도가 완전 연결되면서 강원도를 중심으로 동해안 경제가 활성화되고 남북평화도 그만큼 빨리 다가 올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