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와 같은 '개인비리' 성격…결과 발표에 포함되고 검찰은 후속 수사
특검 수사 대상 'BBK·다스·상암DMC·검찰 회유 의혹' 등 4개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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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의 '120억원 횡령' 정황을 파악하고도 제대로 후속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정호영 BBK 특별검사팀이 당시 수사 과정에서 포착한 ㈜한독산학협동단지(한독) 임직원들의 횡령 의혹은 언론에 공개하고 검찰에도 정식 통보해 논란이 인다. 수사 의지나 사안 처리의 형평성 등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앞서 정 전 특검팀은 다스의 회삿돈 횡령이 수사 도중 발견된 여직원의 '개인 비리'로 최종 판단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특검법에 정해져 있는 만큼 일반적 수사권이 없는 특검으로선 더 수사하기가 어려워 당시까지 파악한 내용을 검찰에 인계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독 횡령 역시 이 전 대통령과 무관한 것으로 판단된 별도 혐의점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전 특검팀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2년 외국 기업에만 분양할 수 있는 서울 상암 DMC 부지를 한독에 분양해주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한독 임원들이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별도 혐의를 포착해 언론에 발표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이후 서울서부지검은 추가 수사를 통해 한독 임원들을 5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 2011년 유죄가 확정됐다.

이는 정 전 특검팀이 비슷한 시기 확인한 다스 횡령 의혹과는 다른 처분 결과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차명 소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쫓던 특검팀은 다스 여직원이 약 120억원을 횡령한 별도 정황을 포착했지만, 한독 건과 달리 이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제외하고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정 전 특검 측은 검찰에 수사 기록을 인계하는 등 필요한 경우 검찰이 추가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임채진 전 검찰총장 등 당시 검찰 수뇌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수사팀은 기록만 넘겨받았을 뿐 다스 횡령 건은 정식으로 이첩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특검팀은 크게 BBK 관련 의혹, 다스 실소유 의혹, 상암DMC 특혜 분양 의혹, 검찰 회유 의혹 등으로 업무를 나눠 4개 팀 체제로 운영됐다. 이번 한독 사건은 DMC 의혹을 수사했던 3팀 소관이다. 한독은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돼 수사 대상이 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DMC 의혹 수사를 맡았던 김학근 전 특검보는 "개별적인 통화나 면담은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수사에 파견 검사로 참여했던 한 전직 검찰 간부도 "10년이나 지난 사건이라 언급이 적절치 않다"고 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조만간 당시 특검 관계자들을 상대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특검팀의 직무유기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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