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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공간에서 여성이 만드는 공간으로

2018년 01월 09일(화)     유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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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옥 한국여성수련원장
▲ 유현옥 한국여성수련원장

그리스에는 여성이 들어갈 수 없는 남성들의 나라가 있다고 한다.‘아토스산’-수도원 공화국.섬 아닌 섬인 이곳은 별도의 비자를 받아야 갈수 있는 곳이다.수도자들이 신성을 고양하는데 있어서 여성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여성을 멀리하는 것은 오랜 관습이다.여기서 여성은 성적 대상으로 이해되는 존재다.내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만 해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여자고등학교,여자대학교를 선호했다.그것이 딸들의 여성성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요즘 혼성교육이 보편화되면서 다른 성을 대해 왜곡하거나 터부시 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입시철,남학생들이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속설을 믿고 여학교에 몰래 들어가 방석을 훔치는 일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내가 일하는 한국여성수련원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으로 소외 되어있는 여성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참여를 돕는 일, 그리하여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교육기관이다.지난해 말 이곳으로 오게 되어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니, 너도 나도 “여자들만 가는 곳입니까?”하는 것이다.‘금남의 공간’-사실은 그렇지 않지만-에 대한 호기심을 보며 예전 여자대학들이 오픈하우스를 하고 남학생들을 초대해 파티를 하던 그 문화가 잠깐 생각났다. 그러면서 이런 호기심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 에너지로 만들까 하는 고민이 더해졌다.시설의 경영자로 부임하면서 여성들의 창의적인 공간,열린 공간으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였다.그 가운데는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발칙한 상상도 여럿이다.목표는 ‘여성들의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인데,그런 상상이 언제 현실로 튀어나올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환경이 여의치 않아 보일 때 스스로에게 가끔씩 질문을 하곤 한다.‘너 정말 그런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 ‘응,하고 싶어.정말 여성들이 한 번 신나게 놀아보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어? 그게 여성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한층 높여줄 거야.’

하지만 이것이 남성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각각의 성별 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공간이다.그 안에서 우선 여성들이 자유롭게 성적 특성을 누리는 즐거움을 찾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 친화적 공간,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공간으로서 전형을 만들고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프로그램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을 확장시킨 것이 여성친화도시 만들기이다.2009년부터 여성가족부가 지정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는 특정한 건물,시설뿐 아니라 일상을 누리는 공간이 조금 더 여성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고 나아가 여성들의 감성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하지만 지나치게 정량적인 시설 건립 경쟁과 서비스 정책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깝다.여성을 꿈꾸게 하고 더불어 여성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하는 데는 미흡해 보인다.무엇보다 지역여성들이 주체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여성은 단지 복지의 대상,서비스의 대상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진정한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내가 사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힘을 발휘해야 할 때 완전해진다.여성들을 꿈꾸게 하는 공간,그러한 공간들이 조화롭게 펼쳐지는 도시가 진정한 여성친화도시일 것이다.


■ 약력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이사△강원문화재단 이사△춘천시문화재단 상임이사△문화커뮤니티 금토 상임이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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