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명주동 문화마을 만들기
남문동 가구골목 ‘햇살박물관’
강릉 최초 마을박물관 인기몰이
명주동 대표 콘텐츠 ‘골목투어’
마을 주민 골목 해설사로 활약
한뼘정원·골목벽화 볼거리 가득
다양한 축제 체험형 공간 조성

강릉의 원도심인 명주동.그 옛날 대도호부관아와 임영관 삼문이 자리했던 옛 행정중심구역이면서 시청 소재지로서 영화를 누렸지만 강릉시청이 홍제동으로 옮겨가면서부터 쇠락의 길로 들어서 쓸쓸한 구도심으로 변해버린 추억의 도심이었다.그런데 명주동 옛도심이 연중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가 판을 벌이는 ‘문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강릉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주민들과의 협업 아래 진행하고 있는 ‘명주동 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마을박물관이 문을 열고,골목마다 벽화가 그려지고,작은 화단들이 들어서면서 어느 동네도 흉내내지 못하는 명주동만의 독특한 ‘아날로그 아우라’가 형성됐다.

▲ 강릉 최초의 마을 박물관인 명주동 ‘햇살박물관’ 내부 모습.
▲ 강릉 최초의 마을 박물관인 명주동 ‘햇살박물관’ 내부 모습.
■ 강릉 최초 마을박물관 ‘햇살박물관’

지난 5월 남문동 가구골목에 문을 연 마을박물관인 ‘햇살박물관’은 어느덧 명주동의 큰 자랑거리로 자리 잡았다.특히 햇살박물관은 강릉지역 최초의 마을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100% 마을 주민들의 기증품으로 꾸며진 햇살박물관은 짧게는 30여 년,길게는 100여 년 이상 된 옛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박물관 운영 역시 골목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주민해설사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개관 후 불과 7개월이 지났지만 방문객 수는 1200여 명에 이른다.

이처럼 햇살박물관은 명주동을 방문하는 시민,관광객들에게 ‘숨겨진 명소’가 돼가고 있다.지난 11월에는 그동안 햇살박물관에 모인 기증품들을 한 데 모아 명주예술마당에서 ‘오브젝트 명주’라는 이름으로 첫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전국 각지서 찾는 ‘오매불망 골목투어’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어느새 명주동 문화마을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매김한 ‘오매불망 골목투어(이하 골목투어)’.이제 골목투어는 강릉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신청이 들어오는 명주동의 대표 문화 콘텐츠가 됐다.

명주동 골목투어의 강점은 마을에 거주 중인 주민들이 직접 골목해설사로 참여한다는 것이다.40대부터 70대까지 폭 넓은 연령대의 해설사들은 명주동의 역사적 내용뿐만 아니라 1960~1970년대의 생활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골목투어에 녹여내고 있다.올해에는 서울시 중랑구,홍천,부평,수원,강원도 문화활동가 등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CCTV 기자단,몽골 교사단 등 해외에서도 골목투어 체험이 잇따랐다.

▲ 강릉 명주동 주민들이 만든  ‘한뼘정원’
▲ 강릉 명주동 주민들이 만든 ‘한뼘정원’
■도심을 환하게 밝히는 ‘한뼘정원’

‘한뼘정원’사업은 마을 분위기를 보다 화사하고 밝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사업의 주역은 수년 전부터 마을에 꽃을 심고 가꿔온 ‘작은 정원 만들기’ 회원들.대부분 주부 회원들로 구성된 ‘작은 정원 만들기’는 명주예술마당 뒤에 위치한 시유지를 색색깔 꽃들이 만발한 정원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회원들 외에도 명주동 주민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한 마음으로 정원 꾸미기에 적극 참여한 덕분에 쓰레기와 돌멩이로 가득했던 공터가 어느새 코스모스,국화 등 예쁜 꽃들이 가득한 정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 강릉 명주동 골목에 조성된 ‘임만혁 갤러리 로드’.
▲ 강릉 명주동 골목에 조성된 ‘임만혁 갤러리 로드’.
■골목마다 정겨운 벽화 그림

지난해 여름 작은공연장 단과 마주한 마을 어르신 주택 담장에 돌고래를 그린 것을 시작으로 마을벽화 사업의 닻이 올랐다.이후 명주예술마당에서 칠사당으로 나가는 골목에 ‘임만혁 갤러리 로드’가 조성됐다.‘임만혁 갤러리 로드’벽화는 단순히 회화뿐만 아니라 아크릴,조각 등 다양한 형태의 미술품을 더해 조성하면서 새로운 벽화 형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서부시장 옆에 위치한 문화작은도서관 일대를 ‘윤후명 문학 거리’로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다.문화작은도서관의 명예관장이기도 한 강릉 출신의 윤후명 선생을 조명하기 위한 작업 벽화 프로젝트는 선생의 작품에 등장하는 그림,작품 내용 등을 여러 가지 형태의 조각,정크아트 등으로 표현해냈다.

■‘새 관광 트렌드 도시재생지’ 선정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0월 ‘도시재생’을 주제로 ‘10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했다.명주동은 ‘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라는 테마로 문래창작예술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서울),대흥동&소제동(대전),문화예술창작공간(충남 서천),산복도로(부산),창동예술촌(경남 창원),송월동(인천),성내동(충북 충주),동명동(광주),후생시장(경북 영주) 등 10곳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핫한’ 관광 명소 반열에 올랐다.

■도란도란 마을 이야기 ‘명주산책’

명주동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담은 커뮤니티 매거진 ‘명주산책’은 지난해 처음 발간돼 지금까지 총 9번째(9호 12월 발행 예정) 마을의 모습을 담았다.우리네 이웃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골목,카페,역사 등 시간의 흐름 속에 숨어 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며 지역민들의 아련한 추억들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명주산책에 대한 시민,관광객들의 반응도 뜨겁다.정기구독을 희망하는가 하면,재단 사무국으로 원고를 싣고 싶다는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골목문화축제,프린지

올 한 해 명주동에서는 다양한 축제들이 펼쳐져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주민들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축제의 주인이 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올해 크리스마스 아트마켓에서는 크리스마스 힙합 파티를 비롯해 공예 프린지,아트상품 자선 경매,미니 케이크 만들기,리스 만들기 등의 다양한 행사로 시민,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또한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하는 미니 케이크 만들기·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는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특히 케이크와 리스 만들기는 2년 연속 신청 접수와 거의 동시에 마감이 되는 인기 체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서영 arachi21@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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