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도주우려"…경찰청, 담당 형사에 표창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자 승용차로 강릉까지 납치했던 20대 남성을 경찰이 구속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 여자친구 A(25)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혐의(특수감금)로 김모(24)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발부한 서울북부지법은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12일 밤 11시께 서울 왕십리역 인근에서 A씨를 차에 태운 다음 내리지 못하게 하면서 강릉으로 도주했다가, 이튿날 새벽 성산면 구산리에서 검거됐다.

그는 납치신고를 받은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를 통해 도주 경로를 파악해 출동하자, 경찰 검문을 피해서 달아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는 풀숲에서 붙잡혔다.

A씨는 교통사고 당시 머리에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경찰서는 13일 강릉경찰서로부터 김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경찰 검문을 피해서 달아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김씨의 차량.
▲ 경찰 검문을 피해서 달아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김씨의 차량.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별을 통보받고 앙심을 품었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병원진료 및 심리치료 등 피해자 지원 절차에도 착수했다.

담당 형사인 동대문경찰서 소속 강성욱 경사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이 수여됐다.

이영상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전날 동대문경찰서를 방문해 "신속한 초동수사와 적극적인 공조로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며 표창 이유를 밝혔다.

이 기획관은 "강력범죄로 변할 가능성이 큰 데이트폭력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면서 "전국 경찰서에 설치된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에서 피해자 보호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니 적극적인 피해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강원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대원 각 1명씩과 강릉경찰서 소속 경관 3명 등 총 5명에게도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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