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에 그친 범행이지만 피해 중하고 범행 수법이나 죄질 나빠"

주점 여성 업주를 폭행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업주의 몸에 불을 붙게 해 중상을 입힌 불법체류 외국인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 1부(김재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카자흐스탄 국적의 A(31)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불법 체류자인 A씨는 지난 3월 24일 오전 3시 8분께 원주시 학성동 B(57·여)씨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찾아가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B씨는 "그냥 술만 마시고 가라"고 했으나 A씨의 불만 섞인 욕설과 요구는 계속됐다.

결국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격분한 A씨는 B씨를 폭행해 바닥에 넘어뜨렸다.

이어 불을 붙인 두루마리 화장지를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의 몸에 던져 심각한 화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

사건 직후 B씨는 유흥주점을 우연히 지나가던 목격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팔목 절단과 피부 이식 등 중대한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만약 목격자가 B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화상이나 유독가스 질식으로 사망했을 위험성도 높았다"며 "이 점 등으로 고려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미수 등의 형량으로 징역 15년은 무거워 보이지만 피고인의 범행 수법과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자신의 잘못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고 피해자의 부상도 중한 점으로 볼 때 원심 형량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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