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삶이 아프고 가련하다.인생의 황금기라는 찬사가 무색할 정도로 짓눌리고 쪼그라든다.각종 통계에 잡힌 청년의 삶은 희망과 열정,꿈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고통으로 점철된다.3포(연애,결혼,출산 포기)를 넘어 5포(3포+내집마련,인간관계 포기),7포(5포+꿈,희망 포기)이야기가 허언이 아니다.각종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취업전선에서 낙오되고 ‘줄’과 ‘빽’,‘끈’ 없는 청년들이 세상과 단절된 ‘벽’ 앞에 서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최근 5년 동안 근골격계 질환과 소화계 질환,정신건강 질환 등 일부 질환에서 20대 환자의 증가율이 노인층을 추월한 것.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의료통계정보 자료에 따르면 20대 공황장애 환자는 2016년 1만3000 명으로,5년 동안 연평균 13.3%씩 증가했다.우울증 환자는 20대(22.2%)와 30대(1.6%)에서만 늘어났다.알코올 중독 환자 역시 30∼50대는 감소했지만,20대는 20.9%로 크게 늘었다.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청년 파산’도 심각하다.개인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급격히 늘고,국민연금을 장기 체납하는 청년도 부지기수다.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4년(2013~2016년) 동안 파산·면책 신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파산 신청자는 743명으로 지난 2013년 484명 보다 153.5% 급증했다.면책을 신청한 20대도 지난해 730명을 기록해 2013년 628명 보다 102명(116.2%) 늘었다.국민연금을 제 때 내지 못해 장기체납자로 전락한 청년은 23만 명.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에게 노후준비는 ‘사치’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지난 18일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내놨다.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재탕정책이 난무하고,실제 목표나 예산계획은 빠졌다는 지적이다.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제외하면 마땅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사회적경제 활성화와 혁신형 기술 창업,지역일자리 유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뒤따르는 건 당연.이래서는 청년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청년들에게 ‘빽’이 될 정책이 필요하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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