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아집 걷어내고 상대 의견 존중하는 민주적 사고 가져야

대선판이 살벌하다.지지 후보를 놓고 유권자끼리 다투다 죽음에 이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지난 14일 부산에서는 30년 지기 초등학교 동창이 술을 마신 뒤 지지 후보를 두고 길거리에서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이다 한 명이 뇌출혈로 사망했다.가해자는 친구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또 서울의 한 기업에서도 직장 선후배끼리 지지후보를 놓고 다투다 한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민주적 행태다.이런 행위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다.
이번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진보·보수,여야 후보간 경쟁이 아닌 야권 후보간 대결이다.박근혜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촛불세력이 서로 갈라져 대결하는 국면이다.과거 한 솥밥을 먹던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것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두 후보 지지자들의 충돌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지지율 선두인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자들은 서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립을 보이고 있다.문·안 후보의 성과 이슬람교 신자들을 의미하는 무슬림을 합성해 ‘문슬림’,‘안슬림’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최근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가수 전인권 씨가 좋은 사례다.
대선 판이 뜨거워지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정치 공세와 비방도 거칠어진다.검증되지 않은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후보들간,지지자들간 감정대립이 격화된다.회식자리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따돌리는 행위가 만연하는가 하면,교묘히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태가 고개를 든다.색깔론을 들먹이며 막무가내로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이런 행태는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고,정치발전을 가로막는 구태다.
‘내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생각은 위험천만하다.이런 생각은 민주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편협과 아집의 울타리에 갇혀 편 가르기에 골몰할 뿐이다.이런 사고의 소유자들이 집단과 무리를 이룬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두렵다.선거판을 진흙탕싸움으로 몰아가는 퇴행적 언행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그 선두에 정치꾼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시대착오적이고 저급한 정치 수준으로 유권자들을 호도하는 정치 모리배들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응징해야 한다.유권자 또한 스스로의 판단과 기준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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