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교실과 책·걸상 생긴 날 아이들 꿈을 키우다
야외 학교 우기땐 학업 중단
아동 30% 학교 다니지 못해
올 만돈도초 희망학교 건립
엔테메초 증축 후 양질 교육

강원도민일보와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 위해 매년 ‘지구촌사랑나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이에 본지는 총 3회로 나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를 비롯해 도내 각 기관·단체의 후원 관계자들과 방문한 잠비아 사업장 이야기를 게재한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잠비아 몬제구(Monze District) 충고(Choongo) 사업장에 있는 엔테메(Nteme)초교.이 학교는 지난해 10월 월드비전 한국의 지원을 받아 증축됐다.지난달 31일 방문한 이 학교에서는 수백 명의 아이들이 깨끗한 건물과 책·걸상이 마련된 교실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잠비아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교육 혜택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나열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아동의 교육 권리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뿐더러 가난으로 당장 먹고사는 것이 급한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노동 현장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또 교육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통학 거리가 너무 멀거나 수용 장소가 부족해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도 많다.건물이 없어 야외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의 경우 우기(11~3월)에는 거의 수업을 진행하지 못한다.잠비아 내 27만명의 아동 중 약 30%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조차 양질의 교육을 받기 힘든 이유다.
방문단이 모니터링 기간 찾은 또 다른 학교인 만돈도(Mandondo)초교 인근 아동도 이같은 처지에 처해있다.1965년 설립된 만돈도초교에는 현재 348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그러나 학교의 교실은 단 5개,교사도 5명에 불과하다 보니 아이들은 오전·오후 학년을 나눠 수업을 받아야 하며 한 명의 교사가 7~80명의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등 학습 환경이 열악하다.식수 시설이 없어 물통에 물을 길어와 사용해야 하며 학습용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방문단이 만돈도초교를 찾은 지난달 29일,전교생은 물론 지역 주민까지 400여명이 모여 친구를 환영하는 춤을 추며 한국에서 온 방문단을 열렬히 반겨줬지만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살펴본 방문단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 잠비아 충고 사업장에 위치한 엔테메초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엔테메초교는 지난해 월드비전 한국의 지원으로 증축됐다.
▲ 잠비아 충고 사업장에 위치한 엔테메초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엔테메초교는 지난해 월드비전 한국의 지원으로 증축됐다.
찰웨 와비스(Chalwe Wavies) 만돈도초 교장은 “원래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학교였으나 최근 이 지역 인구수가 급증하며 고학년 학생까지 받고 있다.그러나 교사와 시설이 부족해 현재 있는 학생들도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에 학교가 많지 않아 이 지역 아동은 학교에 오려면 평균 약 20km를 걸어야 하다 보니 출석률이 저조하고 통학 길에 성폭행을 당해 임신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월드비전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그 지역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단계별,복합적 지역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그리고 그 지역이 홀로 서기 위해서는 아동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교육 인프라 구축과 아동 권리 인식 개선에 주력한다.치콘디 피리(Chikondi Phiri) 월드비전 잠비아 부회장은 “공동체의 미래를 바꾸는 건 결국 그 지역의 아동”이라며 “2021년까지 잠비아 내 모든 아동이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는 강원도민일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2017 지구촌사랑나눔캠페인을 통해 강원도민의 이름으로 만돈도초교 내 희망의 학교를 건립할 예정이다.‘강원도와 잠비아에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올해 캠페인 모금액 중 1억 6000만원을 투입해 교실 1동(3개),교사 숙소 1동,자동화 식수 시설,화장실을 신축하게 된다.최창일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장은 “진정한 후원은 후원을 끝나게 하는 것”이라며 ‘내달 11일 강릉시를 시작으로 도 전역에서 펼쳐질 지구촌사랑나눔캠페인을 통해 잠비아 아동이 자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잠비아/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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