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만에 인양]
해수부, 운반선으로 이동 작업
선체 녹 슬고 멍든 것 처럼 갈색
정부, 내달 초 목포 신항 거치
긴 시간 끝에 건져낸 세월호에는 그간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인양 현장에서 약 1.6㎞ 바깥에 있는 작업 지원선 선첸하오(深潛號)에서 본 세월호는 짙은 녹이 슬어 몸 전체가 멍이 든 것처럼 갈색이었다.선명하던 영문 이름(SEWOL·세월)은 식별이 안 될 정도로 희미했다. 하늘은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듯 먹구름을 드리웠다. 선체 옮기기는 25일 새벽께나 끝날 예정이다. 24일은 조수 흐름이 약한 소조기 마지막 날이라 25일부터는 물살이 더 빨라져 작업의 부담이 커진다.이 때문에 날씨는 여전히 최대 변수다.세월호 고박과 이동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상 여건이 필수적이다. 날씨가 돕고 반잠수정에 선체를 묶는 고박과 배를 옮기는 작업 등이 원활히 이뤄지면 반잠수 운반선은 세월호를 싣고 목포신항까지 천천히 운항하며 인양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정부는 세월호를 ‘참사 3주기’ 전인 다음 달 초 목포신항에 거치할 계획이다.앞서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24일 오전 11시10분 인양 작업 중 가장 어렵다고 꼽힌 13m 끌어올리기를 끝냈다.세월호 인양 공정이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3년 만의 마중은 쉽지 않았다. 22일 오후 8시50분 본 인양을 시작한 이후 사흘 동안 크고 작은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초조,기대,걱정이 수시로 교차했다.
인양 초기 세월호는 야속하게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이 처음 선첸하오에 도착했을 때는 선체를 유압 와이어로 끌어올리는 잭킹바지선 2척만이 손바닥 한 뼘 크기로 보일 뿐이었다.마침내 24일 오전 11시를 조금 넘어 세월호가 수면 위 13m까지 떠올랐다. 본 인양에 들어간 지 약 38시간 20분 만이다. 현장에는 안도감과 동시에 인양 성공을 향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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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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