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순리대로 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안 되는 것을 무리하게 밀어 붙이는 게 문제다.세상만사가 다 그렇다.크고 작은 공적인 일이 그렇고,사소한 개인의 일상이 또한 예외가 아니다.세상이 시끄러운 것을 보면 순리는 적고,억지가 많다는 것이다.세상에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무슨 수를 써도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원칙이나 기본 같은 것이다.
중국 위(衛) 나라 장공(莊公)의 공자 주우(州口+于)는 총애가 컸으나 장난이 심하고 호전적 성향을 보였다.대부 석작(石石+昔)이 장공에게 “교만하고 사치하고 욕심을 내고 멋대로 날뛰는 것은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라며 교사음일(驕奢淫佚) 이 네 가지는 사랑과 복록이 지나친 데서 온다고 간언한다.주우에게 장차 뒤를 잇게 할 생각이라면 빨리 결정하라며,군주의 사랑이 화(禍)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섯 가지 역행(六逆)과 여섯 가지 순리(六順)를 거론한다.이를테면 당대의 ‘군주론(君主論)’을 펴들었던 것이다.6 가지 역행(逆行)이란 천한 이가 귀한 이를 방해하고(賤妨貴),어린 것이 어른을 능멸하고(少陵長),먼 사람이 가까운 사람을 이간하고(遠間親),신참이 고참을 이간하고(新間舊),낮은 자가 높은 자를 무시하며(小加大),음란함이 의로움을 무너뜨리는 것(淫破義)을 두고 한 말이다.
다음 6 가지의 순리(順理)인데 군주는 의롭고(君義) 신하는 그것을 실행하며(臣行),아비는 자애롭고(父慈) 자식은 효도하며(子孝),형은 사랑하고(兄愛) 아우는 공경하는 것(弟敬)이 그것이다.역행을 버리고 순리를 따르라는 얘기다.군주는 장차 화가 될 일을 없애는 데 힘써야 하는데 그 일을 재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말한다.에두르고 혹은 대놓고 고언을 마다않았는데 문제는 받아들이는 쪽이다.
이런 간언을 들어 성군(聖君)소릴 듣기도 하지만 장공은 반대다.석작은 군주가 듣지 않자 아들 후(厚)에게 주우와 어울리지 않게 하는데 이마저 뜻대로 안 된다.주우는 환공(桓公)을 시해하고 군주가 되지만 얼마 못가 이웃 진(陳)나라에서 묶인 몸이 되고 석후와 같이 죽임을 당한다.위력이 다 통할 것 같지만 결국 순리대로 간다는 것이다.‘춘추좌전(春秋左傳)’에 전하는데 오늘에도 좋은 교훈이 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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