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춘천출신 김대환 영화감독
첫 장편 ‘철원기행’ 오늘 관객에 첫 선
올 가을 영화사 설립
삼척 배경 작품 제작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점점 무너져가는 시대. 가족이 삶의 출발점은 됐지만 종착역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세상.

우리는 과연 가족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반문하는 영화 ‘철원기행’이 21일 개봉한다.

춘천출신 김대환(31·사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이번 작품은 22일 오후 6시45분 CGV 춘천명동에서 무대인사를 겸한 시사회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8일 영화 개봉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김대환 감독을 춘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단편영화 두 편을 제작한 후 처음으로 장편영화 메가폰을 잡게 된 김 감독. 영화 개봉을 앞둔 소회가 궁금했다.

김대환 감독은 “긴장된다”며 웃어보인 뒤 “우선 춘천 상영만 확정된 상태라 원주·강릉 등에서 동시 개봉 할 수 없어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철원기행’은 가족영화다. 철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마무리하는 아버지의 정년 퇴임날. 흩어져 살던 가족들은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다. 그곳에서 터져나온 부모님의 이혼선언. 너무 다른 가족들은 2박3일간의 어색한 동거 속에서 자신과 가족들을 되돌아본다.

특히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좇는 데 집중해 온 김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김세영 소양고 교감과 변정순 평창 계촌초 교장의 장남인 김대환 감독은 도내 각지에서 교편을 잡던 부모님 때문에 가족이 흩어져 지낸 경험이 많다.

아버지는 철원에,어머니는 춘천에,김 감독은 서울에,동생은 천안에 살면서 ‘가족이긴 하지만 우리는 서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김 감독은 그때 느꼈던 감독과 생각을 시나리오에 녹여냈다.

영화 ‘철원기행’은 그동안 단편영화만 만들어오던 그에게도 남다른 의미다. 김대환 감독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진정한 ‘나’를 만났다 털어놨다. 선배들이 하던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따라하던 예전과는 달리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되짚어볼 수 있는,‘나’를 찾는 작업이었다.

떠나는 ET가 아쉬워 펑펑 울던 다섯살 꼬마는 이제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대주가 됐다.

영화라는 망망대해의 출발점에 선 그는 춘천출신 장우진 감독과 올 가을 ‘봄내필름’을 설립하고 영화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 삼척을 배경으로 한 커플의 상견례 과정을 따라가는 영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대환 감독은 “봉준호·홍상수 감독을 존경한다”며 “현실을 담는 감독,꾸준한 감독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소수 상업영화만 큰 흥행을 거두고 독립·예술영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는 한국영화계에 경종을 울릴 그의 모습을 기대한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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