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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시민주권과 행복도시

2020년 01월 13일(월) 8 면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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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춘천시장


서양문명의 한 갈래는 척박한 돌산 풍경에서 태동했다.고대 그리스.우리나라처럼 산이 많고 해안선이 복잡하다.지형적 고립이 그 도시만의 공동체 문화를 낳았다.같은 민족이면서 앙숙인 스파르타와 아테네.국민성도 달랐다.스파르타인이 몸싸움(전쟁)을 잘했다면,아테네인들은 말싸움(토론)의 달인이었다.시장을 겸한 광장에서 온종일 말씨름을 벌였다.광장민주주의로 상징되는 ‘아고라’다.해가 지면 주안상을 차려 놓고 밤샘 토론을 했다.‘심포지엄’이라 했다.

아고라 광장 저 한편으로는 돌무지 언덕이 있다.정기적으로 도시의 현안과 미래를 놓고 민회(시민총회)가 열렸다.시민이면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밝혔다.기회의 평등과 숙의.왕이나 소수 엘리트가 아닌 시민에 의한 지배.아테네인들에게 정치는 일상 그 자체였다.직접민주주의는 그렇게 시작됐다.

요즘 고전 ‘맹자’를 읽는다.‘백성이 귀하고 나라가 그 다음이고 임금은 가볍다’.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혁명적인 토대는 강한 나라로 연결된다.요즘 시대로 풀어본다.시민이 근본이 되고 주인노릇 제대로 하게 되면 자기도시에 재난 등 위기에 처했을 때 너나없이 합심,‘도시’를 지키는데 나선다는 말이다.그 ‘누군가의 도시’가 아니라 ‘나의 도시’,‘우리의 도시’가 된다.여민동락 여민강국하는 맹자의 지혜다.그 도시의 위기를 희망으로 역전시키는 힘이 지역력이다.지역력은 민주성,자발성에 근거하여 공동체를 운영하는 집단적 역량,지혜,자긍심이다.그 힘의 원천은 시민주권,곧 시민의 주인됨에 있다.도시국가 아테네가 대제국 페르시아에 이긴 것도 주인으로서의 책임성이 작동한 결과다.

‘시민이 주인입니다.’ 춘천시민정부의 슬로건이다.그것을 작동시키는 춘천식 숙의 민주주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도시 운영과 시정 패러다임의 변화다.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마을에서 시정부에 건의하고 들어주던 기존의 관행을 깼다.주민들이 마을의 필요를 스스로 제안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지난해 8개 지역에서 마을 총회가 열렸고 마을 사업들을 직접 심사하고 결정했다.어린이 놀이터가 재탄생하고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생겼다.공공어린이집이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되고 농민들은 농정을 직접 설계할 농업회의소를 만들고 있다.모든 영역에서 당사자 중심의 집행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나의 의견이 현실화됐을 때,보람과 자긍심을 갖는다.시민주권은 시민행복으로 이어진다.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인 ‘란츠게마인데’는 정치행사이면서 축제고 세계시민들을 부르는 관광거리다.올해부터 춘천에서도 마을총회가 마을 축제로 진행된다하니 기대가 자못 크다.

시민주권은 몇몇 대표,행정을 따라가는 관행을 깨고 우리 동네,우리 도시 일에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시민이 시정의 주체가 되고 정책을 주도하는 도시.강한 춘천이다.행복도시의 원천이다.아리스토텔레스는 당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이렇게 옹호했다.‘다수는 비록 훌륭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할 때 뛰어난 소수보다 훌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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